가을 끝.

가을이 끝나간다. 벌써.
채, 말로 전부를 그려보기도 전에 예전 그 긴 머리를칼을 왼손으로 틀어쥐고 등을 돌려 떠난다.
그 짧은 손 끝이 그려내는 실루엣과
아마 마지막 쯤엔 나에게 닿았으리라 믿고픈 눈 끝에 걸린 검은 눈동자가 허공 속에서도 뚜렸하게 선을 긋고 있다.

가을은 의외로 수수한 얼굴이라고 기억되지만 사실은 유난스럽게 눈화장이 짙다.
다만 그려진 것이 아니라 속에서 돋아난 색이라 거부감이 없을뿐 이끌림의 정도는 매번매번 같은 수위다.
  (Alfred Sisley, 1839년 10월 30일 – 1899년 1월 29일) Lane Near a Small Town. 1864

by 미열 | 2010/05/04 16:36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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